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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정기 학부모 상담이 있었다.
다른 엄마들은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다 주고 책상 서랍 속도 좀 봐준다는데, 나는 공개수업 이후로는 학교에 가 본 적이 없는지라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기도 하고 선생님도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서 담임선생님과 상담 약속을 잡았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들은 학교에서는 집에서보다 훨씬 재미있게 지내는 듯 했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너무 훌륭한 어린이라 '그래서 이놈이 집에 와서 짜증을 부려대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상담 중에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나는 조금 놀랐다.
수업시간에 엄마에게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들이 엄마에게서는 "컴퓨터" 냄새가 난다고 했다는 거다.
허걱~ 그러고보니 4월부터 6월까지는 일도 밀리고 해서 바쁘게 일했었다.
아니, 사실 예전부터 내 생활이라는게 그랬다.
내 직업이 생선장사면 생선 냄새가 날테고 아이스크림 장사면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텐데, 문제는 내 직업은 "컴퓨터"가 아니라는 거다.

직업에 있어서의 불분명함이 나에게는 혼란스러울지언정, 생활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났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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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나기

글적이 2009/07/01 19:05


찍찍이는 요즘 더운가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집 안에서 자더니만, 요즘은 밖에 나와 벽에 몸을 붙이고 잔다. 

찍찍이 집은 철망집이 아니라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서 더 더울 것이다. 그래서 얼린 아이스팩을 넣어준다.

처음에는 아이스팩을 갉아먹을까봐 걱정했는데, 표면의 물기만 핥아먹을 뿐 갉아먹지는 않는다. 아이스팩을 넣어주면 집에 들어가서 잔다. 공기가 조금 시원해졌기 때문일까?

2008/07/06 - [글적이] - 찍찍이의 낮잠

삐돌견은 예전에는 기저귀를 적셔 조끼처럼 입혀주었었다. 이제 아이가 커서 기저귀가 없는 관계로 더이상 기저귀 얼음조끼는 입히지 않는다. 대신 삐돌견은 선풍기 바람이 부는 곳, 방바닥에 자리잡고 눕는다. 방바닥에 눕기 시작하면 더워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삐돌견은 되도록이면 천, 하다못해 신문지라도 깔고 눕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거의 맨바닥에 눕지 않는다. 그래서 맨바닥에 눕는 건 무시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좀더 더워져 자주 앉는 방석에 아이스팩을 놓아주면 그 주변에 눕는다.

찍찍이와 삐돌견 모두 아이스팩과 약간의 바람으로 그다지 불평없이 여름을 지내는 것 같다. 불평을 하는 건 오직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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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이상성격 - 10점
KAREN HORNEY/배영사
출간일 : 1991-11-01| ISBN(13) : 5000170998 
264쪽| B40

하도 오래된 책이라 알라딘에 책 이미지도 없다. 그러나, 배영사의 교육신서를 알고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저자 서문에 있는 것처럼 "우리들 주변에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과 갈등과 두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신경증적인 사람들의 정확한 모습을 기술"하려는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다.  사례들이 나와서 구체적으로 생활 안에서 이러이러한 모습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 할지라도, 저자가 그려내는 신경증자의 모습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복잡한 전문용어나 현학적인 과시가 없으므로, 이런 종류의 책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우리의 많은 심리적인 문제는 그 원인을 알거나 그것에 대한 이론을 아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문제들이 워낙 복잡하고 미묘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지 그것이 "풀기만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떻든 나의 상태가 어떤지 아는 것은 동굴안에 혼자 갖혀 있는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게는 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과의 애정관계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그것이 없으면 정말로 죽을듯이 허전하다면,
주어진 틀(제도, 관습, 다른 이의 태도 등) 에 지나치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힘을 갖지 못하면 내가 무너질거라 생각한다면,
무슨 일이든지 그저 초연한 태도를 취한다면...

이 책을 읽고 나의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건전한"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한 것 같지만 일단 책의 번역을 따른다)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해답"은 없다.


* 알라딘 마이리뷰(http://blog.aladdin.co.kr/chopin/1017326)를 써주신 chopin님에 따르면, 문음사에서 나온 "문화와 신경증"이라는 책과 같은 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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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같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 남매와 친하게 지냈다. 방과후교실이 끝나면 집에는 가방만 내려놓고 2학년 형과 1학년 동갑 여자친구와 놀러나간다며 뛰어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한 2-3주일전부터 일찍 집에 들어오거나 놀이터에 나가도 빙빙~~ 돌기만 할 뿐 노는 것 같지 않았다.
왜 요즘은 놀이터에서 그 남매와 안노느냐고 물었더니 형이 자기랑 안논다고 말했단다. 아마 남매 중 형과 다툰 모양이었다.
아들은 다소 소심한 성격에 폭넓게 아이들과 노는 것 보다는 몇 명과만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어서 아파트단지의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닥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도 했고, 6시 이후부터 놀기 시작하는 아들은 그네들과는 노는 시간이 달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졸지에 홀로 된 아들은 그래도 집에서 장기며 바둑이며 두며 놀아보았지만 (가뜩이나 심통나 있는) 엄마 아빠가  친구들의 공백을 채워줄리 만무했다.

그제, 식탁에 앉아서 밥먹기를 기다리면서 아들이 수첩에 뭔가 끄적거리는 걸 봤다.
나중에 보니 이런 내용이다.

여동생과 놀고 싶은데 형 때문에 못노는 듯 하다.  이 여동생한테는 이것저것 과자도 사주고 인라인스케이트도 빌려가라고 가져다 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이 있는 듯 했는데, 형 때문에 못놀게 되었으니 상심도 되고 화도 날 것이다. 그러니 형은 바보지.


그렇지만 그걸로 풀이 죽어 끝나는건 아니다. 어쨋든 집에 들어왔으니... 다른 걸로 놀아야지.
바둑도 두고 싶고 배도 고프고..

속에 담아두지 않고 뭐든지 뱉어내던 아이가 이제는 혼자 끄적거리기도 하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그만큼 엄마에게선 한 발자국 멀어지는 셈이고 스스로 감당하는 생활의 영역은 조금 더 넓어졌을 것이다.

친구에게 가져다주라고 스티커들하고 꽃무늬 색종이들을 좀 챙겨놓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앞으로 이런 일들이 수없이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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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란 [ ].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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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1. 독서란 [땅따먹기]며 [껌]이다.

1) 월덴지기님께 릴레이 바톤을 넘겨받고 어릴 적 땅에 놓여진 돌멩이로 땅따먹기를 하는 것을 떠올렸다.
돌을 손가락을 튕겨 일정 도형을 만들면 그 도형 안의 땅은 내 땅이 되는 거였다. 여의치 않을 때는 작은 도형을, 상황이 좋을 때는 큰 도형을 그려 내 땅을 만들곤 했다.
내 관심영역에 관련된 글들을  읽음으로써 내 땅을 만들고 그것에 힘입어 또 다른 땅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게 바로 나에겐 독서가 가지는 한 가지 의미이다.

2) 땅따먹기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것은 "껌"의 의미였다. "껌"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도 없지만 일단 씹기 시작하면 턱이 아플 때까지 씹게 되는 무의식적인 작업이 아니던가? 무엇이 필요해서 읽게 되는 책도 있지만 꽤 많은 경우 나는 그저 현실 도피를 위해 혹은 심심하기 때문에, 또는 그저 책이 거기 있기 때문에 읽는다.

2. 앞선 릴레이주자
 월덴지기님 <--  혜란 님 <-- aleph 님 <--  김우재 <-- 쉐아르 <-- 유정식 <-- Inuit

3. 릴레이받으실 분
정말 누구에게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파란솔 님께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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